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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맛집]퓨전 한정식, "랑"

인사팀 멍팀장 2012. 1. 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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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구가 한국에 놀러왔을 때 가본 후,

좋은 이미지로 남아 그 후 몇 번인가를 더 들렀던 곳, "".

청담역 13번 출구 바로 앞 건물 2층에 위치한 퓨전 한정식 집인 "랑"은

조금 높은 가격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하고 적당한 양의 음식, 그리고

좋은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짜고, 달고, 조미료 느낌 나는"음식을 무척 싫어하는 동행의 입맛에 맞는

그런 정갈한 맛의 음식점을 찾다가, 자연스레

"랑"이 떠올랐다.




우리가 주문했던 것은 "수묵화 코스"로, 이 레스토랑에서 두 번째로 싼 메뉴였다.

...하지만 그래도 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음식에서 받을 수 있는, 그런 음식점.




계절죽으로 나온 연잎수프. 약간 싱거운 듯 하다가, 그 향과 걸쭉한 느낌의 수프 식감이 덕분에 더 잘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여기서 더 달거나 짰다면, 이 향이 그대로 죽어버리고, 그냥 죽을 먹는 느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야채샐러드.

소스는 아무래도 키위가 들어간 것 같았다. 상큼하고 시큼하면서, 적당히 달달한 느낌의 소스와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 그리고 바삭바삭한 연근의 식감이 좋았다.

샐러드는 확실히 맛을 느끼기 보다는 "식감"이 중요한것 같다고 먹는 내내 생각했었다.




가지월과채.

가장 긴장하고 먹었던 음식.

여자친구가 싫어하는 몇 안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가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하게 설득해서 한 번 먹어보게 하는데 성공!!

의외로 "맛있다"는 평이 나왔다. 가지의 느낌이 별로 나지 않는다고...

시큼한 식초 향과 계란 옷, 그리고 무순과 무, 오이가 시원하게 입 안을 헹거줘고,

말랑말랑하고 쫀득한 가지의 고소한 느낌이 잘 어우러졌다.

원래 가지를 좋아하기에 무척 맘에 들었던 요리.




구절판.

여러가지 고명을 입맛에 맞게 전병에 넣어 싸먹는 음식으로,

월남쌈을 연상케 했지만, 그 맛은 훨씬 한국적이고 정갈했다.

자기 입맛에 맞게 알아서 싸먹으면 된다는 것도 이 음식이 갖는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활어 회무침.

광어회 무침이 나왔다.

시원하고 고소하면서, 살짝 매콤한 맛의 광어 무침에, 접시 위 데코레이션 된 초장과 와사비를 찍어 먹는다.

횟감을 확실히 잘 썼는지, 살이 쫀득하니 씹는 맛도 있고, 또 씹을 수록 고소하고 맛있다.

광어가 깊은 맛이 없다는 면에서 조금 아쉬운 횟감이기는 하지만,

좋은 광어를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 요즘 같은 때에, 이 정도 퀄리티를 보여주는게 어딘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계절 별미탕과 수묵화전.

버섯과 들깨를 넣어 만든 탕과 깻잎에 다진 고기를 넣은 전과, 옥수수를 사용해 만든 전이 나왔다.

여자친구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 중 하나.

나는 고소한 옥수수전이 좋았는데, 여자친구는 향이 좋다며 깻잎전이 마음에 든다 했다.




점점 메인으로 간다.

맥적구이.

맥적구이에 파, 양파, 식초와 고춧가루가 잘 버무려진 채소의 균형이 잘 맞았다.

고기 양념의 달콤하고 진한 고기맛과 아삭하고 시큼한 채소의 뒷맛이 좋았던 음식.




찹쌀꼬치 불고기

한우님이시란다.

꼬치에 고기가 양념된 채로 돌 위에 구워져서 나온다.

일종의 퍼포먼스로 사진 처럼 불도 지펴 주신다.

고기는 버섯을 감싼 모양으로, 고기와 버섯을 동시에 먹게 되는데, 궁합이 상당히 좋다.

버섯의 비린 냄새도 없고, 고기의 양념도 너무 진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무난하면서 만족스런 느낌의 맛을 보여준다.




정찬과 약탕밥

전체적으로 맛이 참 좋고, 또 조미료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시골집에 놀러가서 할머니가 해주신 나물을 먹는 느낌이랄까?

특히 겉절이 김치와 강된장의 맛은 일품이다.




후식으로 나온 매실 아이스크림과 복분자

너무 달지 않게,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맞았다.

코스를 제대로 완성시켜준 느낌.




전체적으로 여전히 만족스러운 음식 수준이었다.

2년 동안 많지는 않지만 몇 번 다녀올 때 마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특별한 날의 방문은 피하는게 좋을 듯 싶다.

종업원의 수가 많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너무 많은 예약 때문이었는지,

예전에는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던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도 그랬고,

음식이 나와 사진을 찍는 중간임에도 불구하고 말도 없이 음식 자리를 옮겨버리거나

예전에는 새로운 음식이 나올 때 마다 앞접시를 새걸로 바꿔주고, 또

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채워주던 서빙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옆 테이블의 경우에는 가게에 들어온 후 15분동안 점원의 실수로 메뉴판도 받아보지 못했고...

사람이 많이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 아니라면, 좋은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는 곳인데,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2011년 12월 24일

Photo & written by Tamuz




Leica X1
@청담동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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