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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여행이야기/한국-제주도

[제주도 여행기-13(5일차)]여행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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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photo.tistory.com/entry/제주도-여행기-124일차오설록모슬포-항구바이킹-바베큐

위 링크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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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씻고,

짐을 챙기고,

마치 학교에 가듯이,

그렇게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마지막까지 제주도는 맑은 하늘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서운함은 없었다.

내가 찡그린 얼굴로 여기에 왔듯이,

너도 내게 찡그리고 있을 뿐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가뿐한 마음이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남는 것도 제법 많았다.

그렇게 지난 5일간의 기억을 되짚으며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주도, 안녕,

하고 인사하자, 곧 구름 위로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다.

이제 다시 돌아간다, 하고 생각했다.

내가 있던 곳으로.


그리고, 다시,

고개를 젓고

생각했다.

돌아가는게 아니라고.

나는 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거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에 오기 전과

이곳을 떠나는 지금

뭔가가 변했다.

그리고 나는 뭔가가 변한 채로,

뭔가가 변해있을 곳으로 떠나고 있다.

그곳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곳과 분명히

뭔가가 다를 것이다.

마치 의외성과 우연성이 가득한

여행처럼 말이다.





2011년 1월 19일

Photo by Tamuz




Sigma DP2s

@제주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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