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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리뷰/문화생활

뮤지컬 팬텀 관람 리뷰 - 전동석 / 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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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정말 좋아한다. 한 때는 위키드를 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뉴욕으로 훌쩍 여행을 떠날 정도로. 

 

2020년 초에 드라큘라 초대권을 받아 샤롯데씨어터를 방문한 뒤, 코로나로 인해 1년이 넘도록 반 강제로 뮤지컬을 끊게(?)되었다. 극장에 갈 수 없는 답답함에 유튜브 영상만 팠고, 덕분에 유튜브 알고리즘은 뮤지컬 관련 영상을 내 피드에 쏟아냈다. 반 욕구불만 상태로 시간을 보내오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에는 반드시 뮤지컬을 보러 가리라,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리라,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올해 3월, 뮤지컬 Phantom이 돌아왔다. 

 

[작품 및 배우 선정]

오랜만에 보는 뮤지컬인 만큼 최고로 만족할만한 작품을 보고 싶었다. Phantom은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성악을 전공한 배우들의 짱짱한 실력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최정상급의 발레 공연까지 누릴 수 있는 작품이기에, 어떤 작품을 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팬텀에는 극중극 형태로 실제 오페라 장면들이 보이곤 하는데,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서 남자 배우는 무조건 전동석 배우로 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시츠프로브를 통해 크리스틴 역은 임선혜>이지혜>김소현 >김수 순으로 마음을 정했다. 

 

 

 

 

[험난했던 티켓팅] 

회사가 샤롯데씨어터에서 지척이건만 평일에는 도무지 보러 갈 수가 없어 반드시 주말을 노려야했다. 게다가 이미 작년에 드라큘라를 통해 전동석에게 반해버린 터라 남자배우는 고정한 상태였다. 

 

어느것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다 안그래도 유명한 작품이라 조금이라도 티켓팅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멜론 티켓과 인터파크 모두를 노려야 했다. 그 중에서도 멜론티켓은 카카오톡에서 연동되어 근무시간 중이라도 티켓팅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고 보유한 좌석도 많아 어떻게든 티켓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동릭 첫공은 단체구매로 빠졌고 그 이후 티켓팅도 줄줄이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출퇴근길 내내 핸드폰을 붙들고 새로고침을 반복하며 집착한 결과, 누군가가 취소한 vip좌석 티켓을 어렵사리 구해내고야 말았다.  

 

 

(공연시간과 가격은 다음과 같다. 화요일(19:00) / 수요일(15:00, 20:00) / 목요일(19:00) / 금요일(15:00, 20:00) / 토요일(14:00, 19:00) / 일요일(15:00) 티켓가격: VIP석 150,000원 / R석 130,000원 / S석 100,000원 / A석 70,000원)

 

 

 

[대망의 공연날, 그리고 점심]

4월 3일 토요일, 대망의 공연날이 밝았다. 공연 중에는 마스크를 절대 벗을 수 없는데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불안해서 미리 커피도 식사도 공연 직전에 하려고 장소까지 물색해뒀다. 

 

 

김영모 제과점에서 관람시간이 될 때 까지 기다렸다. 간단한 브런치 한 끼 하기도 무척 괜찮았다.

 

 

샤롯데씨어터에서 10분 거리에 에비뉴엘 5층에서는 김영모제과점에 가면 브런치 메뉴와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좌석 제한으로 54명까지밖에 들어가지 못해 자리를 잡기가 어려웠다. 간신히 자리를 잡았지만 다음번에는 좀 더 시간을 여유있게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입장 준비]

바로 티켓을 받을 수 있도록 예매확인표를 출력해두고 신분증을 따로 꺼내 준비해두었다. 샤롯데씨어터에서는 비교적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가 크게 멀지 않아 오페라글라스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따로 예약을 하지는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오페라글라스는 따로 예약을 해야만 대여가 가능하다.) 

 

뮤지컬 객석은 경사지게 되어 있는 만큼 1층 객석을 예매 했다면 한층 더 올라가 2층에서 입장하는 것이 편하다. (1층에서도 입장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한번도 가본 적은 없다) 

 

티켓을 발급 받고는 입구 바로 앞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2층 입구가 보이는데, 정 중앙에 MD 판매 매대가 있고 그 양 옆으로 출입문이 위치해있다. 티켓을 보여준다고 바로 입장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코로나 시국인만큼 반드시 입장 전에 문진표를 작성 완료하고 완료 카톡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바일 문진표는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올려져 있으니 참고)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입장을 완료했다. 

 

 

 

[후회없는 선택]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서곡_내 비극적인 이야기’, ‘그 어디에’, ‘이렇게 그대 그의 품에’ 세 곡이다. 모두 1막에 있는 곡인데… 할렐루야! 앞 자리 예매자가 1부를 놓쳐버린 덕에 1부는 눈과 귀가 모두 호강했다. 천장을 뚫을 듯 폭발하는 성량과 그렇게 노래를 하면서 숨이 남는(!)전동석 배우를 보면서 이번 공연을 동릭을 고른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블인 탓에 반가면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좌측에서 등장하는 팬텀의 얼굴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팬텀의 묘미는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설정이기에 그마저도 매력적이었다. 얼굴만 안보이는 게 아니라 이스터에그처럼 살짝살짝 등장하는 팬텀을 찾는 것도 재미있다. 

 

비스트로에서 무대 왼편 위쪽에 앉아서 섬세한 손짓으로 크리스틴의 노래에 맞춰 지휘를 하는 모습이나, 크리스틴과 샹동백작의 데이트 장면을 골목 안쪽에서 몰래 지켜보는 것, 샹들리에를 떨어트리기 위해 왼쪽 위편 난간에서 등장하는 것까지. 혹시 놓친 장면이 있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어 또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016년 공연 앨범으로 반복해서 들었던 대사가 조금 바뀌었는데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건 배경이 오페라하우스이기 때문에 계단과 세트장을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계단 세트가 흔들흔들 하는 통에 혹시 배우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점이었다. 

 

[감상]

본 내용은 뮤지컬 팬텀의 결말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말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시다면 본 내용은 건너뛰시길 권해드립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너무 떠버린 탓일까? 팬텀은 귀를 사로잡는 넘버가 없다는 감상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의 서사와 감정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나로서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유령이 되어 숨어살아야 했던 에릭의 배경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어린아이같은 속마음, 사람을 죽이고 괴로워하는 번뇌와 죽기 전 사랑하는 크리스틴에게 구원 받으며 인간으로 죽을 수 있었던 부분, 그리고 에릭의 마지막을 지켜주면서 크리스틴에게도 구원을 주었다는 점에서 여운이 오래 남았다. 

 

오페라의 유령처럼 긴장을 하게 하는 작품도 좋지만, 우리 인생도 어떤 부분은 즐겁고 후회도 되고 슬프기도 한 다양한 면모를 가지는 것처럼 인간 에릭의 삶도 별다르지 않은 인간으로 보여준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MD구입]

MD는 시작 전과 인터미션 중, 그리고 공연 종료 후 10분 이내에만 가능했다. 사람이 몰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온라인 예매로도 풀렸었는데 현재는 온라인 구매가 불가하다. 공연 종료 후에 MD를 보러 온라인 예매로 풀렸었던 엽서, 프로그램북, 키링, 금속뱃지, 마스킹테이프 외에도 티켓북, 2016년 팬텀 앨범, 그리고 다소 뜬금없는 모짜르트 앨범이 판매중이었다. 그리고 왼편 정 가운데에 놓여있던 오페라글라스!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구입을 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초점이 맞지 않아 장식용으로밖에 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환불 받을 수는 없겠지..

 

 

 

 

 

[다시 보고 싶은 작품. 아마도…]

팬텀은 6월 27일까지 공연을 한다. 지금은 동석자와 붙어 앉을 수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 일부 좌석은 취소 처리가 되어 버리고 만다는 점도 공연을 예매하기 불안한 요소이다. 하지만 아예 안봤다면 모를까.. 한번만 보고 끊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러다 어느날 평일 저녁 양도 티켓을 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본 콘텐츠는 어떠한 기업의 지원이나 대가 없이 순수하게 개인적 경험과 의견을 토대로 작성된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Written by Editor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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