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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리뷰/맛집

[제주도 맛집]오조 해녀의 집

by 인사팀 멍팀장 201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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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photo.tistory.com/194

위 링크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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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오조 해녀의 집.

원조 전복죽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데,

그 맛이 일품이라는 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가보자고 마음먹고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우도에 들어가 한참을 찬 바람을 맞으며 스쿠터를 타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전을 하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던 터라 무척 지친 몸으로 도착했었더랬다.


사실 이 오조 해녀의 집 말고도 제주도 곳곳에는 00해녀의 집, XX해녀의 집 과 같은 "~~해녀의 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음식점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녀조합의 관리 하에 운영되는 음식점들에만 붙일 수 있는 특유의 브랜드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소리!!


가게에 들어서자 아직 이른 저녁시간대여서인지, 손님이 거의 없었다.

나를 제외한 손님은 딱 세 명.

두 사람이 부부인듯 했고, 건너편에 앉은 남자가 두 사람에게 결혼생활에 대해 충고를 하고 있었다.

술 기운이 오른 세 사람이 알콩달콩 나누는 소리가 조용한 홀의 조금은 서늘한 기운을 타며 흐르고 있었다.


메뉴를 찬찬히 둘러보면서, 뭘 먹을까 하다가, 애초에 먹으려던 전복죽으로 허기를 달래자 하고 생각했다.

어차피 혼자 와서 먹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그다지 넓지도 않았으니...

1만 5백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도 마음에 들었고,

눈 앞의 활어조에 담겨있는 전복들의 모습에서도 군침이 돌았다.

전복죽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있으니, 곧 밑반찬들을 내와주신다.


솔직히 전은 식어서 그다지 맛있지 않았다.

하지만 파래와 미역의 그 시큼하면서 식욕을 당기는 구수한 향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 곧 본 메뉴인 전복죽이 나왔다.

누르스름한 죽 위에 들깨가루가 살짝 얹어졌다.

전복이 어디있는거야? 하고 숫가락을 넣어 저어보니, 큼직한 전복 조각이 이내 들려 나온다.

이런 전복죽을 먹으려면 서울에서 대체 얼마를 내야 할까, 하고 생각하니 오길 정말 잘했단 생각이 들었더랬다.

뭔가 전복죽에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계속해서 숫가락을 갖다 대게 하는 힘이 있었다.

입에 붙는 맛이랄까. 화려한 맛도 없고, 대단한 풍미를 지닌것도 아닌데, 중독된 것 마냥 계속해서 입맛을 다시며 먹게 되는,

그런 맛의 전복죽이었다.




한 그릇을 시원하게 비우고 나니, 시장기는 이미 온데간데 없고, 포만감에 게으름만 덕지덕지 부른 배 위로 붙어오기 시작한다.

더 앉아있다간 여기에 자리펴고 눕겠다 싶은 마음에 얼른 일어나 계산을 하고 차에 올랐다.

그리고 캔 커피 한 잔을 하며 잠을 쫓고...

제주도 여행이 끝나기 전에 한번 더 와서 전복죽을 먹고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생각보다 빠듯해져버린 일정 탓도 있었고, 아침에 늦장을 부린 나의 게으름 탓도 있었다.

어쨌든, 다시 한 번 찾고 싶게 만드는,

단순하지만 절대 질릴것 같지 않은 맛의 전복죽.

다음 여행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점이 하나 더 추가되어버렸다.




2011년 1월 17일

Photo by Tamuz




Nikon D300s, 17-55mm DX 2.8

Sigma DP2s


@제주도, 오조 해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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