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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두 사람의 공통된 도시속 삶의 태도(도시의 발견 &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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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완전히 상반되는 사람의 작가가 있다.



[도시의 발견]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정석교수 보행자가 행복한 도시를 꿈꾼다도시의 주인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보다 보행자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기존의 자동차 우선적인 도시 전략을 완전히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혹시 자녀가 날마다 오가는 통학로를 걸어본 일이 있는가? 넓지 않은 길의 가장자리에는 거주자우선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들이 종일토록 도로를 점유하고 있고, 사이로 차와 아이들이 오가는 위험천만한 통학로들이 아주 많다. 녹색어머니와 학교 보안관이 통학 시간에 아이들의 안전을 돌보고 있긴 하지만 아찔한 순간이 많다. 종종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하기 짝이 없는 통학로를 안전하게 고치려고 걷고 나서는 부모를 찾기는 힘들다. 사고로 아이가 다치거나 하면 차로 태워서 학교에 보낼지언정, 위험한 통학로를 바꾸려고는 하지 않는다.


정석 [도시의 발견] 17p




반면에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 김준선 씨는 뼛속까지 자동차 덕후다.



차가 너무 좋아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차를 굳이 일본까지 가서 직접 구매해오고,  차를 거실의 편안한 소파에서도 감상하고 싶어서 차고벽이 유리로 실내주차주택을 지어버린 사람이다.




실내주차주택, 개러지하우스란 차고가 딸린 주택을 말한다. 보통 차고는 집과 별도의 공간에 마련된다. 그러나 거실이나 방에서도 자신의 차를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람의 공간 안에 넣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지만 사람과 자동차가 공간에 있는 , 그것이 실내주차주택이다. 거실에 차를 들일 수도 있고, 음악감상실이나 주방, 심지어 욕실 옆에 차를 세우는 경우도 있다.


김준선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 21p




[도시의 발견]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한다.



도시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고,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 도시를 어떻게 설계하고 건설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그리고 도시 혁신의 해외 성공 사례들과 국내에서의 다양한 시도도 함께 다룬다전문적이고, 광범위하며, 일부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부분도 함께 읽어볼 있다학자의 이상과 현실적 구상을 틀에서 함께 생각할 있는 책이다.



반면에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 작은 것에 포커스를 분명히 맞춘다실내주차주택을 짓기 위해 현실적으로 겪었던 어려움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집의 설계에 영향을 끼친 개인적인 사정과 금전적인 해결과정도 함께 상세히 알려준다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바로 사람이 친절하게 공유하는 조언과 같은 책이라 있다.



도시 속의 행복을 위해 차를 멀리하는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과 자신의 삶의 행복을 위해 차를 중심으로 집을 설계한 사람 사람은 겉보기에 너무나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사람이 이야기하는 도시 삶의 태도는 매우 유사하다.




어린아이를 안심하고 내놓을 없는 마을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밤늦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를 안심하고 집에서 기다리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혹시...' 하는 불안한 마음에 학교 앞까지 가서 차를 태워 데려오곤 한다. 내가 살아가는 마을조차 안심할 없는 , 믿을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

익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을' 매우 중요한 의제다. 마을은 나에게 무엇인지, 마을 공동체는 과거의 추억에 지나지 않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우리에게 마을과 마을공동체는 중요하다.


정석 [도시의 발견] 215~216p





아이들 한두 명이 모인다. 한두 명이서 다른 아이 집에 찾아간다.

아이들 서너 명이 모인다. 서너 명이서 다른 아이 집에 찾아간다.

결국 한두 명이서 놀던 열댓 명이 된다.

열댓 명이 밖에서만 노는 아니라 가끔 동네 집들을 랜덤으로 습격한다.

어제는 친구들이 와서 가든파티 하고 있었는데 동네 아이들 대여섯 명이 고기냄새를 맡았는지 난데없이 들어와서 함께 고기 먹고 놀다 갔다. 초대된 친구들이 아이들까지 있었기 때문에 잠시 난장판이 되었지만 어쩌랴. 동네가 이런 것을.

오늘도 딸아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뛰쳐나갔다.

"어느 집에 있을지 모르니까 찾으려면 들어와 봐야 ~."

이러면서.


김준선 [차덕후, 처음 집을 짓다] 244p




저자는 차에 대한 상반된 의식을 갖고 있으면서, 묘하게도 도시속 삶의 행복에 대해 공통된 목소리를 낸다바로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사람에 대한 시선.



인간은 결코 혼자 없는 동물이다슬픈 것은 나누면 반이 되고, 좋은 것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을 어렸을때는 많이 듣고 자랐는데 어느샌가 이런 말이 있다는 것도 잊고 지냈다.



, 그리고 도시.


공동체.


나는 어떤 곳에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상반된 작가의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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