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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위한 스테이크 맛집, [오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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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위한 스테이크 맛집, 오키친]



10년이 넘는 오랜 유럽생활을 거친 미식가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오래 머물렀던 이 친구가  스테이크, 파스타, 타르트 같은


서양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을 한국에서 추천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친구가 레스토랑을 추천했습니다.


무려 주력 요리가 스테이크입니다.


이런 곳은 꼭 가봐야지요.




더케이빌딩 지하 1층 구석에 숨어있어서 알고 가는것이 아니라면


우연히 지나가다 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인테리어는 무난합니다. 특별히 럭셔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없어보이는 것도 아닌,


적당히 무난한 고급 레스토랑 느낌입니다.



그런데 가격은 무난한 고급 레스토랑을 훌쩍 뛰어넘네요.


저희가 방문했던 날은 크리스마여서


크리스마스 특별 코스요리만 주문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격은 메인 요리에 따라 8만원과 9만원으로 나뉘네요.


고기 덕후 부부인 관계로 두 사람 다 스테이크를 골랐습니다.


아무래도 스테이크가 메인인 곳이니까요.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두근두근합니다.


과연 맛있을까, 얼마나 맛있을까,


택배 발송 문자를 받고 난 후의 기분이랄까요.




첫 코스 등장입니다.


"화이트 초콜렛 버터를 입힌 오디 쥬스 볼 / 레몬드레싱 연어 타르타르"


오디쥬스볼은 환상입니다. 팥으로 데코레이션이 된 저 초콜릿 볼을 입에 넣으면


잘 익은 과일 터지듯이 톡~ 하고 입 안에서 터지면서


상큼 달콤한 과일 쥬스향이 입안으로 퍼지고,


시원한 민트 초콜릿의 단맛이 뒤따라옵니다.


그리고 연어 타르타르도 약간 짜긴 했지만,


재료가 신선해서 그런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초콜렛 볼을 따로 사갈 수 없다는 사실에  시무룩해진 와이프의 모습...


이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아, 솔직히 스테이크보다 인상적이었어요.




"샤프란 관자 튀짐, 유자 가지소스 / 피문어 테린 샐러드"


피문어 샐러드는 확실히...짰습니다.


하지만 그 고유의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네요.


그리고 샤프란 관자튀김은, 엄지 두개 세워주고 싶습니다.


바삭하고 고소한 얇은 튀김옷 안에 쫀득 고소한 관자살의 식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드디어 고기의 등장.


"드라이에이징 채끝 등심과 트러플 아이올리 소스"


간단히 정리 가능합니다.


고소합니다.


부드럽습니다.


녹습니다.


즉, 맛있습니다.


고기 맛이 이래야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딱 그런 고기맛입니다.


고기 덕후는 행복합니다. 냠냠.



"제주 딱새우 비스큐 크림소스와 리가토니 파스타"


딱새우가 그 조개 두드려 부숴서 잡아먹는 그 새우인걸로 아는데,


인터넷 영상에서 신기하게 보던 녀석을 입에 넣게 될 줄은 몰랐네요.


파스타는 한국인 입맛입니다. 적당하게 익어서 씹는 질감이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풀어져서 물렁거리지도 않고,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소스는...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어떤 면에서는 살짝 된장 느낌이 나는?


질리지 않는 그런 신기한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파스타도...제 입맛에는 약간 짰습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마지막 입가심 입니다.


"제주 감귤과 오렌지 샤벳"


소르베는 와이프가 병적으로 사랑하는 메뉴입니다.


솔직히 인도양에서 먹었던 소르베 이후 맛있다고 느꼈던 소르베는 없었습니다.


오키친의 소르베는 그래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너무 얼었다는 느낌과 과일향과 맛이 너무 강해,


입가심용 보다는 본격적인 디저트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본격 메인디쉬...


"비장탄에 구운 채끝등심, 당근퓨레, 레드와인소스"


와이프는 미듐, 저는 미듐 웰던.


간단히 결론만 말한다면,


재료, 굿.


퓨레, 구웃.


소스, 구우우우웃!


그런데...솔직히 약간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미듐과 미듐 웰던인데, 고기가 너무 구워져서


웰던, 웨에에에에엘~던 으로 나와버렸습니다.


아마도 쉐프와 저희의 기준이 약간 달랐던 거겠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시 가서 미듐 레어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겠지요.



"크리스마스 밤 몽블랑"


아...이쯤되니 배부릅니다.


그런데, 몽블랑이 원래 이렇게 생겼던가?


좀 더 커다랗고 우락부락한 놈을 상상했는데, 


보기에 너무 앙증맞고 예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다르게 너무 달았네요.


단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은 정말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 "커피와 쁘티프루"


배불러서 제대로 맛도 느껴보지 못하고 먹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하지만 살짝 맛본 감으로는 상당히 달았던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식감"이 정말 뛰어난 레스토랑 이었습니다.


재료의 식감을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쉐프가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요리를 연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다만 맛에 있어서는 짠 맛과 단 맛이 조금은 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들르게 된다면 그 때는 간이나 굽기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주문할 수 있게 되겠지요.


단 한 번의 방문으로 간단히 평가할 수 있는 레스토랑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사람을 놀래키는 음식이 있는 곳입니다.


연인의 특별한 날, 조용히 음식과 분위기를 즐기고픈 분들께 추천합니다.




2016년 12월 25일


Written by Tam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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