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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적응할 수 없었던 미니배열 무선 키보드 ‘레오폴드 FC660M BT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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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적응할 수 없었던 미니배열 무선 키보드

 

레오폴드 FC660M BT PD (저소음 적축)

by Writer Luke

 

 

 

제품명 : LEOPOLD FC660M BT PD
스위치 : 체리식 저소음적축(CHERRY)
연결방식 : 유선(USB-C to USB-A) / 무선(블루투스 5.1)
키캡 : 그레이블루 영문 이중사출 PBT
멀티페어링 : 최대 4대 설정 가능
가격 : 140,000원 (배송료 2,500원 포함)
사용기간 : 2021년 7월 13일 ~ 2022년 12월 28일
구매처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꾸밈과 짜임새’

 


 

 

 

 

 

외부에서 타이핑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았던 2년 전, 지름신의 강림으로 레오폴드 FC660M BT PD 키보드를 품에 넣었다. 

 

* 레오폴드 FC660M BT PD 개봉기 : https://i-photo.tistory.com/426

 

원래 계획은 1, 2개월 정도 사용 후 사용기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어느새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버리고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키보드는 5개월 전에 내 품을 떠나 자신을 더 잘 사용해줄 두 번째 주인을 만났다. 이 키보드를 떠나보낸 결정적인 계기는 FC660M의 자체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성향이 미니배열 키보드와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 분명했던 FC660M BT PD. 1년 6개월 동안 사용했던 기억을 더듬어 늦게나마 장기 사용기를 남겨볼까 한다. 

 

 

FC660M BT PD의 장단점

 

크기와 무게

이 키보드를 구매했던 목적이 외부로 들고다니면서 쓰기 위함이었다. 미니배열인 FC660M은 그 목적에 잘 맞았다. 백팩을 쓸 경우 맥북에어와 함께 가방에 넣어도 넉넉하게 공간이 남았고, 숄더백이나 에코백 같은 가방에 넣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반면에 이 키보드의 무게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제원상 FC660M의 무게는 700g인데, 맥북에어와 함께 챙기면 2kg에 달하는 무게가 되었다. 여기에 마우스와 충전기 같은걸 챙긴다면 무게는 2.5kg을 훌쩍 넘기게 된다. 노트나 펜 같은걸 추가로 챙기기라도 한다면 가방을 들고 움직이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는 무게다. 

 

높은 무게감은 사용하는 순간에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키보드를 사용하는 동안 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은 타이핑에 집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무게는 딱 잘라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기 애매하다. 이동이 적은 사람이라면 높은 무게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단점은 어쩌면 나에게 한정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빠른 페어링 성능과 연결성

솔직히 유선키보드가 주력인 레오폴드이기에 블루투스 버전의 키보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았다. 인식오류나 키 씹힘 같은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 내심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몇 번인가 키 인식오류가 났던 적이 있었다. 키를 누르지 않고 있는데도 연속입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오류가 나서 키보드 전원을 껐다 켜야 하는 상황이 한 번 발생했었던 것. 

 

1년 반을 사용하면서 그런 오류가 나타나는 일이 몇 번인가 있었다. 대략 세 번에서 다섯 번 사이 정도가 아닐까? 그런데 이 문제가 과연 키보드의 문제일지, 그게 아니면 당시 연결해두었던 노트북의 문제일지, 그도 아니면 두 기기간의 호환성 문제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키보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긴 어려울것 같다. 게다가 긴 시간 사용하면서 이런 오류가 나타난 빈도도 높지 않으니 딱히 단점으로 말할 정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높은 전력효율

AAA건전지 2개로 작동하는 FC660M BT는 꽤 높은 전력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1년 반 가량을 사용하면서 딱 한 번 건전지를 교체했다. 사람들마다 사용 빈도나 사용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 수치적으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른 블루투스 키보드에 비하면 전력효율이 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한성의 GK898B Office Master를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한성의 키보드는 충전식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충전을 해야 하는 한성 오피스마스터 키보드에 비한다면 FC660M BT는 정말 선녀였다. 

 

 

이런 높은 전력 효율이 가능했던건 아마도 전력을 낭비할 곳이 전혀 없는 심플한 구성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사용하던 키크론K1이나 K4같은 경우 화려한 RGB LED가 꽤나 많은 전력을 잡아먹었다. 요즘 나오는 블루투스 키보드들은 정말 많은 기능과 설정이 가능하고 예쁘고 화려한 효과나 심지어 디스플레이까지 갖추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에 반해 FC660M BT는 정말 기본에 충실하다. 아니, 그냥 기본밖에 없다. 건전지를 넣고, 블루투스 페어링을 한다. 그 흔한 RGB도 없다. 기껏해야 인디케이터 하나가 들어갔을 뿐. 이 부분은 분명 누군가에게는 큰 단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는 아니었다. 키보드는 그냥 키 안씹히고, 연결 안 끊기고, 타건감과 소리가 기분좋고, 손가락 피곤하지 않은게 최고라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배터리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는 전력효율은 내게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타건감과 타건음

키보드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 키보드를 알아볼 정도의 사람이라면 분명 이미 기계식 키보드나 무접점 키보드를 몇 번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키압과 스위치, 그리고 배열과 키캡 소재 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키보드 유저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뭘까? 이 질문에 아마도 대부분 타건감과 타건음이라 답하지 않을까. 

 

 

레오폴드는 체리식 스위치를 사용한다. 신뢰의 체리식 스위치.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외부에서 조용히 들고 다니며 쓸 키보드를 찾았던 내게는 사실 저소음적축 이외에 다른 선택지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청축은 물론이고 갈축이나 적축도 내 기준에서는 소음이 크다 느껴졌다. 

 

나와 비슷한 니즈를 가진 사람이 많은 것인지, 기계식 키보드가 나오면 대부분 저소음적축이나 적축이 가장 먼저 품절이 되는 듯 하다. 아니면 적축계열의 스위치가 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일까? 저소음 적축은 FC660M을 통해 처음 사용해봤고, 한동안 잠자리에 누워서도 생각날 정도로 매력적인 키감에 푹 빠졌더랬다. 사각사각 기분좋은 정숙한 소리가 타이핑하는 동안 들려왔다. 아마도 다음에 또 기계식 키보드를 산다면 전혀 고민하지 않고 나는 다시 저소음 적축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반면에 FC660M의 키압은 내게 너무 높은 편이라 느껴졌다. 한 번 타이핑을 시작하면 최소한 10,000자 정도를 쓰곤 했다. 손가락에 큰 부담이 느껴질 정도의 키압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조금 더 가벼웠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키압이었다. 손가락 힘이 부족한 편이라거나 낮은 키압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쉽지만 이 모델은 피하시는게 좋을듯 싶다. 

 

소소하게 만족을 주는 것들. 그리고 소소하게 불편을 주었던 것들.

그 외에는 소소한 만족감을 주는 요소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마감. 훌륭한 촉감의 키캡. 플라스틱임에도 불구하고 비틀림이나 찌걱임을 거의 느끼지 못했던 만듦새. 특히 하단에 있던 딥스위치는 맥과 윈도우를 오가며 사용할 때 별다른 설정 없이도 금방 금방 편안하게 OS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 정말 편했다. 카라비너 같은 프로그램을 불편해하는 나같은 유저에게는 정말 좋았던 꿀 장점. 

 

 

반면에 전원버튼의 위치(하단)와 블루투스 리셋 버튼의 위치(하단), 그리고 리셋 방식(별도의 도구가 필요함)과 같은 부분은 소소하게 불편함을 주는 요소였다. 특히 전원버튼이 하단에 있는건 정말 별로였다. 측면 어딘가에 넣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부분은 키크론이 참 잘 하던데. 음. 

 

 

 

제 점수는요...

 

종합적으로, 사용할 때의 장점은 명확했다. 키감도 타건음도 너무 훌륭했다. 워낙 만듦새에 대해 악평이 자자한 레오폴드였기에 잡소리나 찌걱임 같은 부분은 거의 감수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이런 부분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통울림이 좀 있긴 했지만 예전에 쓰던 키크론 K4에 비하면 선녀였다. 스테빌도 훌륭하다. 

 

하지만 결국 나는 이 키보드를 방출하고 말았다. 의외로 나는 펑션열을 많이 사용했고, 그보다 훨씬 더 숫자를 기록하는 일이 많았다. 타자양도 많아 키압도 조금은 부담이 느껴졌고, 무엇보다도 들고다니는 키보드는 조금 더 가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비록 떠나보낸 키보드지만, 레오폴드의 저소음 적축 타건감과 타건음은 아직도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언젠가 여유가 되서 서브로 또 키보드를 하나 들일 수 있게 된다면, 그 때는 풀배열의 레오폴드 저소음 적축을 한 번 알아보고 싶다. 

 

이동하며 사용하기에 좋은 특징을 가진 키보드라 들였던 모델인데, 어쩌면 이 키보드는 이동하면서 사용하기 위한 컨셉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보다는 미니배열을 좋아하고 좁은 책상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서 하는 사람들, 혹은 컴팩트하게 키보드를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키보드가 아닐까 싶다. 

 

아, 중요한 장점을 한가지 빼먹고 안 적었다.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중고가 방어였다. 정말 애지중지 깨끗하게 관리하며 사용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훌륭한 가격에 중고장터에서 매매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만큼 이 모델에 매력이 있다는 거겠지. 

 

 

# 미니배열의 장점이 잘 맞는 분들에게 강추

# 무게가 장점인데, 무게가 단점

# 기대보다 나쁘지 않았던 만듦새, 마감, 그리고 훌륭한 촉감의 키캡

# 딥스위치 사랑합니다

#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체리식 저소음적축 스위치의 타건감과 타건음

# 생각보다 무거웠던 키압

# 그런데 전원버튼은 꼭 바닥에 넣었어야 했을까? 

 

# 중고가 방어 실화임?

 

* 본 콘텐츠는 어떠한 지원이나 대가를 받지 않은 순수한 작성자의 의견을 토대로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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